"제가 코딩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항해99 수료생 인터뷰]

문과생도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요?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항해99에서 개발자로 거듭난 김정현 님의 후기를 확인해 보세요.
Oct 20, 2023
"제가 코딩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항해99 수료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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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누구나 살다 보면 한 번은 인생을 건 항해를 떠나야 하죠. 오늘은 개발자 양성 부트캠프, '항해99' 수료생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표면적으론 비전공자의 개발자 취업 후기지만, 깊게 보면 몰입과 협업을 통해 자아를 확장시키는 여정의 기록이기도 하죠.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등대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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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코딩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저는 전공도 사회복지학에, 관심분야는 철학인, 전형적인 ‘문과 감성’의 소유자거든요.”
자신을 전형적인 ‘문과 감성의 소유자’라고 얘기하는 정현님. 정현님은 어떻게 99일 만에 개발자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요? 항해99 5기 수료생 김정현 님을 만나봤습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뒤 항해99 5기를 수료하고 팀스파르타 개발자로 일하게 된 김정현입니다. 개발자로 일하기 시작한 지 이제 열흘 정도 된 초보 개발자입니다.
Q. 사회복지학과면 평소에 코딩이 익숙한 편은 아니셨을 것 같아요. 처음 코딩을 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네 맞아요. 정말 코딩의 ‘ㅋ’도 모르는, 제가 코딩이랑 관련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안 해본 문과였죠(웃음). 근데 코딩이 중요하다는 말이 자꾸 들리더라구요. 초등학생들도 코딩을 배운다고들 하고요. 근데 저는 곧 대학을 졸업하는데 코딩이 정확히 뭔지도 잘 모르는 거예요.
Q. 느낌적인 느낌’만 갖고 계셨군요?
네. 모니터에 뭔가 숫자가 촤르륵 쏟아지고...(웃음). 뭔지 잘 모르는 데서 오는 두려움이 있잖아요. 근데 그 두려움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 싶지가 않은 거예요. 코딩이 뭐길래 중요한 건지, 몰라서 무서운 건지, 아니면 정말로 나는 애초에 배울 수도 없을 만큼 어려운 건지, 한번 맛이나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왕초보 강의를 찾다가 스파르타의 ‘웹개발 종합반’ 강의를 들은 게 제 첫 번째 코딩이었습니다.
Q. 코딩, 해보니 어떻던가요?
안 믿으실 수도 있는데, 의외로 꽤 재밌었어요. 저는 원래 철학을 좋아했거든요. 논리의 흐름을 쫓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워서요. 그런데 코딩에서도 비슷한 재미가 있더라고요. 알고리즘을 짜고,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로직을 구성하고... 과정이 딱 맞아떨어져 기능이 구현될 때 느껴지는 쾌감도 있구요.
무엇보다도 타인과 맞닿을 수 있는 서비스로 구현된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어요. ‘웹개발 종합반’ 을 같이 들은 친구들이랑 팀프로젝트를 한 적 있는데요, 웹서비스를 배포해보는 거였어요. 그때 사회적 약자를 위한 IT 솔루션 공모전에 ‘악어톡'이라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 서비스 앱으로 참여했었는데요, 그때 코딩을 조금 더 깊게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휘몰아치더라고요.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진짜 세상에 존재하게 만드는 일이잖아요. 코딩과 저 자신 사이에 무언가 ‘케미'가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은데, 조금 더 확실하게 알아보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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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래서 개발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으신 건가요?
마음을 먹었다기보단, 마음에 기회를 주기로 결심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아요. 사실 비전공자가 이전까지 쌓아왔던 전공을 등지고 개발자가 되겠다고 마음먹는 게 쉬운 결정이 아니잖아요. 코딩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해도 그 매력이 직업으로 삼았을 때도 남아있을 거라고 확신할 수도 없고요. 여러모로 두렵긴 했지만, 이전에 49대 51로 궁금한 마음이 두려운 마음을 이겼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바로 부트캠프를 찾아봤는데, 항해99는 기간이나 가격 면에서 타 부트 캠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더라구요. 제겐 최적의 코스라고 생각했습니다.
Q. 항해99는 온라인 부트캠프인데요, 이 점 때문에 망설여지지는 않으셨나요?
웹개발 종합반을 듣지 않았으면 저도 그 점을 우려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온라인은 밀도 높은 경험과는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웹개발종합반을 들어보니 스파르타코딩클럽에서 정말 세심하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게 느껴지더라구요.
기수제로 반을 꾸려서 수업을 듣게 된다든지, 매니저분들이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완주까지 격려를 해주신다든지 하는 수강 경험들 덕분에 걱정보다는 신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슬랙에서 궁금증을 즉시 해결해 주시는 튜터님들도 큰 도움이 됐어요. 공부를 하다 보면 혼자인 것처럼 느껴져서 멘탈 관리를 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항상 연결되어 있다는 온라인 특성이 오히려 도움이 됐어요.
게더타운을 활용한 것도 좋았어요. 비록 내 몸은 컴퓨터 앞에 앉아있지만 어쨌든 남에게 다가가는 행위를 할 수 있고, 또 시각적으로 그게 보이니까 '함께한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화상채팅 기능을 계속 켜두니까 가끔은 실제로 만나는 것보다 얼굴을 더 많이 마주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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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게 항해를 시작하게 되셨군요. 커리큘럼이 시작되면 굉장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힘들진 않으셨나요?
저는 항해를 시작하기 전, 각오를 굉장히 단단히 해야 할 줄 알았습니다. ‘와 어떻게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하지?’라고 걱정도 했는데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9시부터 밤 9시가 아니라 새벽 3시까지도 하고 있더라구요(웃음).
코딩이 생각보다 더 재미있기도 했고, 같이 팀 프로젝트를 해가는 과정도 즐거웠거든요. 재미있으면 몇 시간씩 소설을 보거나 드라마를 볼 수 있잖아요? 그렇게 몰입을 하다 보니 '9 to 9'라는 시간의 절대량은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쉽지 않았던 건 문득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느껴져서 막막함이 들 때더라고요. 지금 내가 공부를 하고 있긴 한데, 잘 가고 있는 건가 하는 불안함이 들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어떤 분야이든지 새로운 것에 도전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과정이긴 하지만요.
Q. 불안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매니저님을 찾아갔습니다. 물론 게더타운에서...(웃음). 매니저님은 저 같은 과정을 겪는 수많은 분들을 봐온 사람이잖아요. 이 어려움이 나 혼자만 겪는 특수상황이 아니란 걸 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괜찮아지더라고요. 이 어려움 뒤에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는지, 거기까지 가기 위해 어떤 커리큘럼이 준비되어 있는지 자신감을 갖고 설명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공부를 계속하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역시 항해엔 등대가 필요하더라고요.
Q. 그럼 반대로, 몰입할 수 있었던 동력이 있으신가요?
항해가 팀프로젝트 위주로 진행되는 만큼, 동료들이 굉장히 큰 의지가 됐던 것 같아요. 항해99 커리큘럼을 따라오고 있다는 건 그만큼 각오를 다졌다는 뜻이니까요.
Q. 항해 99는 팀프로젝트 위주로 진행되는데요, 동료와의 불화가 걱정되지는 않으셨나요?
그런 걱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저도 사실 처음엔 두렵기도 했는데, 다행히 배울 점이 너무 많은 분들이랑 팀이 됐어요. 그렇게 팀프로젝트를 한번 하고 나니까 더 이상 걱정되지 않더라고요. 이번에 너무 좋은 팀원분들이랑 재밌게 프로젝트를 진행한 건 그거대로 행운이고, 다음에 잘 안 맞는 분이랑 같이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내가 배워가는 게 있을 테니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Q. 항해99를 수료한 지 얼마나 되셨나요?
수료한 지 이제 한 달 정도 지났네요. 팀스파르타에서 개발자로 일한 지 열흘 정도 되어가고요. 이번 주면 온보딩이 끝나는데, 항해99의 백오피스 업무에 합류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제게 커다란 의미가 있는 서비스인만큼, 지금 항해 중인 분들에게 매끄러운 경험을 드리는 게 목표예요. 아무런 방해 없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한번 잘 만들어 보겠습니다.
Q. 또다시 항해군요?
그러게요(웃음). 항해를 하면서 뵈었던 팀스파르타 팀원분들의 모습이 정말 좋았어요. 제가 속했던 반을 담당하신 매니저님, 기술적으로 멘토링을 해주셨던 개발팀장님을 자주 뵐 수 있었는데, 수강생인 저를 진심으로 대하신다고 느꼈어요. 다른 분들도 모두 자신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나 애정을 가진 게 느껴지다보니까 ‘이 회사에는 나도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단 기대가 생겼거든요. 실제로 들어와보니 온라인으로 보던 모습보다 더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더라구요.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고, 그 안에서 나도 즐겁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합류하기 전엔 기대였지만 지금은 확신이 들어요.
 
Q. 아마 항해99 합류를 고민하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만한 내용 같은데요, 빠르게 개발자로 취업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을까요?
항해99에서 실무의 형태에 가까운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항해의 마지막 5주는 실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이때 프론트엔드 백엔드 포지션도 분업하고, 디자이너님들도 함께 팀을 이루어서 서비스를 만들어가거든요. 이 모든 포지션의 인력들을 저 혼자서라면 어떻게 모았겠어요. 이 때 얻어 간 경험치들이 취업에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회사에 들어가 보지 않으면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머리론 알아도 몸으로 느끼긴 쉽지 않은데, 현업과 유사한 환경에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하고 어떻게 협업해야 하는지를 미리 겪어본 게 큰 자양분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Q. 항해99 시작 전과 후 삶을 비교해 보면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나요?
조금 넓은 시각에서 한 가지, 그리고 개발이라는 구체적인 분야에서 한 가지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개발자로서 말해보자면, 항해99 이후에는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성장시켜나갈지 아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개발자가 된 것 같아요. 단순하게는 어떤 것들을 공부해야 할지부터, 팀원들과 어떻게 협업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지, 그리고 어떤 태도로 문제를 마주하고 헤쳐나갈지에 대한 감각이 좀 더 생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금 넓은 차원,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면 용기가 좀 더 생긴 것 같아요. 컴퓨터 전공이 아니었던 제게 코딩은 ‘내가 할 일이 아마 절대 없을’ 혹은 ‘지금 시작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분야였거든요. 항해99는 그런 분야에 도전해서 완주한 거니까, 앞으론 다른 분야에서도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개발자 진로를 망설이고 있는 비전공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망설임'이란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과 두려워하는 마음 사이에서 멈춰있는 상태인 것 같아요. 저도 개발자 진로를 처음 고민하던 때에는 정말 불안하고 자신도 없었지만, 제 ‘바라는 마음'에 한 번 기회를 주었던 것이 참 잘 했던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기회를 가져봐야 그 분야에 대해서도, 저 자신에 대해서도 추측이 아닌 경험으로 알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의 ‘바라는 마음'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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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을 남의 일로만 생각했던, ‘문과감성’의 소유자 정현님은 이제 개발자가 되어 또 다른 항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전혀 모르는 분야에 도전하는 게 두렵진 않았냐’는 질문에, '같이 도전하는 동료들, 불안을 이길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매니저님들이 있어 괜찮았다'고 답하는 정현님을 보며 성장의 방향을 고정시켜 두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항해에 관한 오래된 경구가 있죠. “배는 항구에 묶여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걸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망설이고 계신다면, ‘바라는 마음'에 기회를 한번 줘 보는 건 어떨까요? 모든 분들의 항해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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